우리, 그대로의 쓸모. 
"무엇이 당신을 지금으로 오게 했나요, 한받씨?"

경대 서문, '어색하지 않은 창고'에서 한받씨의 공연 후 약 1시간 가량 이야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나눕니다:) 

Q. 당신이 자처하는 민중엔터테이너란 어떤 것인가요? : A. 또 다른 새로운 민중들. 그런 민중들과 함께하고 흥을 줄 수 있는 그런 공연과 노래를 하는 것이 바로 민중엔터테이너가 아닌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두리반에 결합하게 되면서 그때가 하나의 그 예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도 어디까지나 노동자의 아들로서 노동자들과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없이 억압받는 민중의 편에 서서 노래를 하고 싶고, 함께 연대하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Q. 자칫 민중엔터테이너란 말이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민중엔터테이너가 지향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A. 민중엔터테이너는 공권력이나 거대 자본, 매스 미디어에서 늘 억압받고 소외당하는 민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흔히 그런 곳이 정규적인 무대가 있거나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 곳이 아닌데, 그럼에도 그런 열린 공간에서 또 열악한 장비 속에서도 기꺼이 그들의 투쟁에 동조를 하고 흥을 주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공연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이 매스 미디어나 자본을 통해서 소비되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늘 경계하면서 현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힘들어하는 민중들과 함께 하려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장이나 소외되는 곳에서 음악의 소재는 늘 가져오시잖아요. 그걸 엮어가는, 그러니까 가사로 가져오는 예를 들어 “흰밥 쌀밥 볶음밥”같은 독특한 가사들은 대체 어디서 가져오는 건지 궁금합니다. : A. 그 곡은 ‘찹쌀송’이란 노래인데, 일단 제 노랫말의 가사들은 제 생활과 상당히 밀접 되어 있어요. 그 곡을 만들 때도 컴퓨터로 노래를 만들면서 밥을 먹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생협 것이었죠. 생협에서 같이 온 전단지가 있었는데 거기에 유기농 현미, 검정콩, 강낭콩 그런 메뉴들이 적혀 있었던 거죠. 그걸 그대로 읊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찹쌀을 좋아해요. 그 쫀득쫀득한 찰진 느낌을 좋아해서 그런 느낌을 연상하기도 하고 그렇게 “흰밥 쌀밥 볶음밥” 가사를 떠올려 본거죠. 항상 현장에 가면 그 지역을 이야기하면서 그 지역의 찰기, 사람의 온기로 가득하기를 바라는 기원을 가지는 의미도 담으면서 만든 곡입니다. 그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어울려지면서 잘 결합되어 만들어진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돈만 아는 저질’도 제가 예전에 공공미술 프로젝트들도 많이 했는데, 그때 서울에 있는 수유시장에 결합해서 상인들의 애창곡을 조사하는 리서치를 했었어요. 그 중에 한 곡이 문주란 님의 ‘동숙의 노래’였는데, 그 노래를 들으며 “저질러 놓고”의 가사에 그 저질에 꽂혔어요. 당시가 두리반에 합류했을 때라 두리반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 이 노래를 듣고 꽂힌 저질을 이용해 그 ‘돈만 아는 저질’들을 물리치자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 봤습니다. 두리반에 가서 처음으로 공개 했는데,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죠. 다들 저질을 외치면서. 그때 많은 걸 느꼈죠. 서로 공감하는 것이 노래가 되고, 함께 하면서 즐길 수 있고 하면서 말이죠.

Q. 공연 때와는 달리 평소 굉장히 차분하고 이성적이고 조용하세요. 혹시 약의 힘은 빌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게 공연 때의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돌변하여 관객들과 즐길 수 있죠? : A. 그런 이야기 많이 들어요. 약을 하는 게 아닌지, 술을 많이 마시고 하는 게 아닌지. 그런데 술은 마시지 않은지 10년 가까이 됩니다. 대구에 있을 때는 술 때문에 경찰한테 붙잡혀 가기도 하고, 아버지가 데리러 오시기도 하는 망나니이기도 했죠. 공연은 맨 정신으로 합니다. 일단 정신 무장을 하죠. ‘야마가타 트윅스터’라는 것은 제게 하나의 캐릭터이죠. 이 캐릭터를 받아들이고, 힘든 상황 혹은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서 흥을 주려고 합니다. 정신을 놓고 몰입 하는 거죠. 음, 그러니까 일종의 진지함이 통하는 거죠. 무대에서는 감성적으로 완전히 몰입합니다. 가끔은 저도 공연을 하다가 정신이 들면서 ‘내가 미쳤나?’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대체로 정신을 놓고 하는 편입니다. 당신들도 할 수 있습니다. ^^

Q. 2008년에 당신을 대구 예술 놀이터에서 처음 봤었어요. 그때가 ‘아마추어 증폭기’에서 ‘야마가타 트윅스터’로 넘어가던 시기였던 거 같은데, ‘아마추어 증폭기’는 자기에게 들어가는 음악이었다면,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좀 더 넓게 사회적인 문제들에 시선이 돌려졌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계기가 있어 그렇게 변화하게 되었나요? : A. ‘아마추어 증폭기’는 어디까지나 한 남성의 내향적인 자기 안의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었습니다. 실제 그런 외로움 상황에서 나온 음악들인 거죠. 남성의 외로움과 아버지란 하나의 거대한 벽이 그 음악들의 동력이었는데 2008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결혼을 하게 되었죠. 그런 것들이 사라진 것이죠.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그전에도 축제 같은 곳에서 가끔씩 활동했었습니다. 그 유닛이 점점 부각이 된 것이죠. 한편으론 정신 줄 놓고 그렇게 몸짓을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들을 해소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또 ‘야마가타 트윅스터’를 하면서 안과 밖이라는 무대 구분 없이 돌아다니고, 현장이나 집회 장소에서도 공연을 하게 되면서 담아내는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남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민중의 이야기들이 다 포함이 되었던 것이죠. 그 사람들이 내게 준 이야기들이 내게서 어떤 음악으로 표출되고 다시 그들과 함께 교류하게 되는 것, 그렇게 함께 공감하게 되었을 때 주는 힘이 크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이죠.

Q. 한받을 이야기하면서 두리반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짧게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A. 대구는 많지 않은데, 서울은 뉴타운 붐으로 21세기 새마을 운동들이 넘치죠. 예전에는 없는 것에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있는 것을 다 부수고 원래 있던 사람들을 다 내쫒아서 새로운 것을 만듭니다. 돈 없는 사람들이 적절한 보상도 없이 내몰리게 됩니다. 두리반도 그랬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보상금을 쥐어주며 사람들을 다 쫒아냈죠. 두리반은 끝까지 남았습니다. 법은 건물주에게 유리하게 제정되어 있어서, 법적으로 두리반은 승리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패소를 했고, 용역들에게 끌려 나가게 되었고, 용역들이 없을 때 다시 울면서 두리반으로 들어왔습니다. 그곳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졌다고 생각한 싸움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두리반에서 승리했던 것이 다론 곳에서 철거로 힘든 분들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Q. 미리 받은 질문들 중 가벼운 질문 몇 개를 물어볼게요. 당신의 패션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발차기는 얼마나 되시나요? 선글라스를 쓰고 벗고 차이가 많이 난다는 소리를 들어봤나요? : A. 제가 눈이 작아서 그 가는 눈빛을 차단하고 어느 정도 카리스마를 형성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씁니다. 패션은 아무래도 동묘 앞이나 대구 같은 경우는 교동에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기원은 교동이라 볼 수 있겠네요. 대구에 있을 때, 교동에서 많이 사 입었습니다. 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입는, 화려한 색깔이 넘치기도 하는 노숙자들에게 영감을 받습니다. 믹스앤매치가 아니라 미스앤매치이죠. 노숙자들이 마구잡이로 입는 옷들에게서 나오는, 그 우연성에서 포착되는 자유로움이 좋은 것 같아요. 춤이나 이상야릇한 몸짓이나, 그런 옷들에서 저는 저를 더 표현하는 것이죠. 아, 발차기도 저 꽤 하는데, 아시다시피 제가 옷을 많이 껴입고 공연을 해서 좀 무리는 있죠. 레깅스 정도만 입어도 많이 올라갑니다. ^^

Q. 심보선 작가의 <그을린 예술>이란 책에 보면 두리반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받씨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데, 당신은 거기서 “두리반 승리가 기쁘지만 한편으로 시원섭섭하다. 내 인생의 한 챕터가 지나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듣고 싶어요. : A. 다시는 그렇게 정말 자유롭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공간에서 공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두리반이 처한 상황은 정말 처절했고, 보상을 받아서 새로운 공간에서 열었으면 좋겠다고 기원을 했지만, 한편으론 홍대 안에서 가장 자유로운 곳이었던 거죠. 누가 무엇을 해도 다 허용이 되고, 24시간이 전부 자유로운 공간. 그런 공간이 승리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었죠. 그곳에서 공연을 한 경험이 참 소중합니다. 승리 역시 귀하죠. 그런 자유로운 공간이, 그런 소중한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인생의 한 챕터가 흘러갔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Q. 팬으로서 질문을 하나 하고 싶습니다. 예술가로서, 아빠로서, 교회 집사님으로서 등등의 모습들 중에서 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 어떤 것인가요? : 여러 가지의 나가 있지만요. 아무래도 집 안에서의 나의 모습이 가장 가깝겠죠? 집안에서 아빠로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의 모습. 그렇다고 공연할 때의 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죠. 무언가 억압되어 있던 것이 공연하면서 풀어지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다양한 나의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여러분도 다양한 나의 모습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모습들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무대를 통해서나,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발산하며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겠습니다. 그런 세상이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더 이상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 춤을 추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 그러면 집안에서 아이들을 위해서 노래하고 춤추고 싶어요. 정말 행복한 세상이 온 거니까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정말 즐겁게 춤을 출 것 같아요.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은 찡한 질문이네요. 그런 세상이 정말 오면 좋겠네요. 오늘 비가 오고, 예정된 시간보다 늦어졌지만 이렇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대구 안에서도 함께 의견을 나누며 씬을 만들어 가면 좋을 거 같습니다. 불합리한 상황에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 나갈 수 도록 함께 모이고, 살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를 배웅하며 지금은 전주에 있는 서-의 걱정어린 질문이 생각 나 물었습니다. 
"올 겨울도 몹시 추울 예상인데요. 구루부 구루마를 계속 하시나요? 특별한 방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겨울에도 계속 합니다. 작은 휴대용 가스 난로를 가지고 다닙니다." 

한받, 그는 말했다. '구루부 구루마는 나라는 음악가의 자존심이다. 언젠가 이 거리를 빛내는 요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그리고 우리도 생각해본다. 그리 될 것이라고. 민중엔터테이너로서 거리에서 그와 함께 춤을 추고 뜨거울 거라고. — 민뎅님 외 8명과 함께
2013/11/15 10:53 2013/11/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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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무대륙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책야채반짝시장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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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야채, 음반과 기타 가공품이 거래되는 반짝반짝 시장입니다. 내일 무대륙에서 만나요!

2013/05/31 12:34 2013/05/3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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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9일 목요일 
<금정산생명문화축전 10주년_현장 예술축제 심포지엄>에 참여합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됩니다.
부산에 계시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저는 두리반과 함께 한 51+축제에 대한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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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생명문화축전 10주년_현장 예술축제 심포지엄> 

일시:5/9(목) 오후 5시
장소:부산민예총 세미나실

문의_051-807-0490
http://talk.openart.or.kr/gnu/bbs/board.php?bo_table=tinfo&wr_id=695
2013/05/07 23:00 2013/05/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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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13:11 2012/06/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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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2 16:52 2011/06/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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